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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siaRoad_Tomato Kitchen

서울인디애니페스트를 통해 <최종판결 Last Judgement> (2016), <다른 곳 Elsewhere> (2017), <방에 홀로 앉아있는 지구상 마지막 남자 The Last Man on Earth Sat Alone in a Room> (2019)을 선 보인 샤오 쥔이 감독이 <토마토 키친> (2022)으로 돌아왔다. 중국 창작 애니메이션 진흥을 도모한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의 캡슐 프로젝트 참여 작품이다. 직장에서 안식 휴가를 얻어 오랫동안 준비했던 이야기에 착수했다. 깔끔한 맛집의 더러운 비밀이 드러나기까지의 작업 과정과 스튜디오 리플렉션의 향후 계획을 물었다.



<토마토 키친>은 서울인디애니페스트에서 상영하는 감독님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오래전부터 각본을 쓰고 있었어요. 원래 이야기는 수박으로 전개되었어요. 사람들이 수박 먹기에 너무 집착해서 머리가 수박으로 변하는 거였죠. 중국문화에서 온라인 트렌드를 생각없이 따라가는 걸 “"吃瓜群众"이라고 하는데, 번역하면 “수박 먹는 군중”이에요.

하지만 이야기를 개발하다 보니 이 상징이 다른 나라에서는 제대로 번역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수박 먹기 콘셉트를 버리고 이야기의 방향을 바꿨어요. 안타깝게도 빌리빌리가 연락하기 전까지는 제 작업을 시작할 기회가 없었어요. 빌리빌리는 감독들이 다양한 스타일과 기법을 탐구할 수 있는 캡슐 프로젝트라는 단편 영화 컬렉션을 개시했어요. 이건 제 비전을 실현할 완벽한 기회였죠.


<토마토 키친>은 이전 작품과 어떻게 달랐나요?

무엇보다 이 프로덕션은 전 과정을 팀과 함께 일한 첫 번째 경험이었어요. 이전에는 스토리보딩부터 클린업까지 모두 처리하면서 전 과정을 혼자 만드는 데 익숙했어요. 이번에는 다른 개인들과 협업하면서 회의를 꾸리고 일정을 관리하고 효과적인 프로듀서의 역을 했어요. 저한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자 귀중한 배움의 기회였어요.


작품 자체도 제 이전 작품보다 확실히 길어요. 말씀하신 <다른 곳>과 <방에 홀로 앉아있는 지구상 마지막 남자>는 둘 다 길이가 3분 미만인데, 이 작품은 거의 9분이죠. 늘어난 길이는 추가적인 캐릭터를 소개하고 더 복잡한 서사를 엮을 수 있는 공간을 주었어요.


게다가 2016년 이후로 제가 선택하는 작품의 주제가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학생 때 만든 처음 두 작품 <방과 후 After School>(2013)와 <최종판결>은 중국과 관련된 주제를 탐구했어요. 전자는 호랑이 양육 개념을 파헤쳤고 후자는 문화대혁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그 성공이 주로 애니메이션 자체 때문인지 제가 언급한 주제 때문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제가 보기에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강한 문화 꼬리표를 달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의 영화제들은 만찬의 애피타이저로 그런 꼬리표를 찾는 것 같아요. 그 결과로 저는 제 작품에서 문화적 상징을 최소화하기로 했어요. 이야기의 정수는 아시아와 개인적인 맥락에 깊이 뿌리박고 있지만요.

The Last Judgment (2016)
<최종판결> (2016)

작품을 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나요?

이 작품이 상영되는 방식이 제작 과정 전반에 저한테 중요한 도전이었어요. 영화제와 갤러리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비디오 플랫폼 중 하나인 빌리빌리도 대상이었죠. 아주 개인적인 일을 할 때 최우선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려 하죠. 하지만 작품이 방대한 관객에게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정을 내리는 게 힘들었어요. 관객의 기쁨을 위해 수많은 변화를 주어야 할까? 더 잘 이해하게 이야기를 단순화해야 할까? Z세대에게 어필하려면 아트 디렉션을 바꿔야 할까? 결국 저는 저의 비전에 충실하기로 했어요. 거대한 플랫폼은 작품이 의도한 관객에게 도달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작품이 교묘한 계산이나 한낱 숫자 게임에 가려진다면 독립영화의 정신을 잃게 될 거예요.

Concept development from Tomato Kitchen
<토마토 키친> 콘셉트 개발

이런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다른 문제도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과 협업하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어요.


작업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났나요? 팬데믹이 제작에 영향을 미쳤나요?

2021년 말에 스토리보드를 시작했어요. 2022년에는 작품 완성에 집중하려고 다니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안식년을 연장했죠. 작품은 2022년 9월에 거의 끝났지만 저는 계속해서 여기저기 조금씩 수정했어요. 상영을 위한 최종 디지털 시네마 패키지(DCP)는 2022년 11월에 만들었어요.


의심의 여지없이 팬데믹은 제작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어요. 제가 전체 캡슐 프로젝트의 전담 프로듀서를 직접 만난 게 어제(2023년 7월 3일)였다는 거 아세요? 작품은 2022년 말에 끝냈는데 말이죠. 게다가 모든 팀은 원격으로 작업했어요. 팀원들이 세계 여러 지역에 있어서 끊임없이 시차를 확인해야 했어요. 하지만 원격 작업에도 장점이 있었어요. 저는 LA에 있고 클린업을 도와주는 작은 팀은 중국에 있었어요. 중국이 밤인 낮 동안 저는 메모와 드로잉을 제공할 수 있었어요. 이 방식은 일정이 특히 빡빡한 프로젝트에 매우 효율적이었어요.


빌리빌리에 작품이 공개된 이후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요?

빌리빌리에는 작품에 대한 수많은 흥미로운 반응이 있었어요. 사람들은 토마토 캐릭터와 이야기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어요. 한 관객은 웹사이트에서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어요. 자신은 다른 사람은 놓친 작품의 진정한 본질을 파악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긴 단락으로 작품 속에 내재된 은유와 상징들을 설명했어요.


저는 관점의 다양성을 부각하는 이 상호작용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진심으로 관객이 작품에 대한 자기 의견을 형성할 수 있기를 바라요. 저에게 좋은 이야기는 개인들이 자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이야기 안의 일관성과 의미를 찾고도 각자 독특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제게는 큰 기쁨을 줍니다.


최근의 관심사는 뭔가요?

작품을 완성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안식년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습니다. 독립 애니메이션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애니메이션 광고 작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어요. 광고는 매초 계산됩니다. 프레임 하나하나가 목적에 부합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피드백과 가이드를 제공하려고 참석하고 제작과정은 빠르게 진행됩니다. 예산 조정과 품질 유지는 끝없는 저글링이죠. 상업적인 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쉬는 시간에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해요. 현재 두 가지 이야기 아이디어가 있어요. 내 각본을 실제 영화로 만들 잠재적인 기회를 대비해서 애쓰고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리플렉션(反射狐)의 다음 계획이 있나요?

스튜디오 리플렉션은 전 세계 애니메이션 애호가로 구성된 느슨한 팀이에요.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지만, 물리적인 사무실은 없고 대부분 별도의 직업이 있어요. <토마토 키친>을 완성하기 위해 원격으로 모였고 작업이 끝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어요.

스튜디오 리플렉션의 다음 계획이 뭘까? 아직 모르겠어요. 아마도 제가 새 작품을 만들 기회가 되면 팀 멤버들이 다시 모여서 재밌게 놀 수 있겠죠. 제 궁극적인 바람은 스튜디오 리플렉션이 먼 미래에 전 세계에 매혹적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완전한 스튜디오로 진화하는 거예요.


스튜디오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별명이 여우였나요?

하하, 이걸 물어봐줘서 기뻐요! 오랫동안 저는 거의 모든 소셜 네트워크 계정 프로필 사진으로 여우를 사용해 왔어요. 스튜디오 이름을 지을 때 저는 똑같은 여우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스튜디오 리플렉션 로고를 보시면, 거울에 비친 여우를 볼 수 있어요. 이름에 대한 시각적 재현이죠.

중국 표준어에는 기발한 동음이의어로 연결되는 “반사 호(反射弧)”과 “반사 여우(反射狐)”가 있어서 의미의 층을 더해줍니다. 그래서 중국어로 스튜디오 판셔후, 영어로 스튜디오 리플렉션이라고 지었어요.


서울의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항상 서울에 가보고 싶었는데, 8년 전 LA로 이사한 이후로는 여행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여전히 베이징에 살고 있었다면, 여행이 훨씬 쉬웠을 거예요. 하지만 LA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북미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에서 감자탕이나 설렁탕 같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서울인디애니페스트 기간에 꼭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요. 정다희 감독을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어요.


관객 여러분께는 제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은 말 한마디 없이 여러분 모두와 연결될 수 있는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제공합니다. 즐겁게 <토마토 키친>을 보시길 바라며 작품에 대한 여러분의 해석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면 인터뷰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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