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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ing Today

  • 2019년 3월 10일
  • 1분 분량

모든 것은 그들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현실과 사바세계를 넘나드는 개구리의 신비한 춤도, 어린 시절 기억의 편린 속 공간에서 건져 올린 가족에의 상념도, 그리고 소박한 레시피 속에 담아낸, 시간을 살아온 이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위로와 공감 역시. 그렇게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고 쉽사리 잡히지 않는 갖가지 감정의 결과 머리 속에만 존재했을 상상들이 누군가의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살아움직인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그들이 만든 애니메이션과 마주하노라면 애니메이터라는 마법사가 만들어낸 특별한 세상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곤 한다.


김진만 감독의 <춤추는 개구리>와 김강민 감독의 <점>, 한지원 감독의 <딸에게 보내는 레시피>로 구성된 서울엔애니메이터의 ‘Archiving Today’ 시리즈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고 있는 세 명의 애니메이터와 그들의 소우주에 관한 특별한 여행서이다. ‘제작 코멘터리’라는 책의 부제처럼 지난해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애니메이션들의 기획부터 완성에 이르는 제작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정진해온 감독들의 고민과 시간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일련의 작업을 통해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의 대표 작가들의 세계를 조망해 왔던 ‘서울엔애니메이터’에서 새롭게 시도한 이번 시리즈는 오롯이 한 편의 제작과정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업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편에 집중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애니메이터의 작업실에 직접 들어가 수많은 고민과 기나 긴 시간, 성실한 노동으로 채워진 지난한 창작의 과정과 함께 한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흥미롭게도 이 세편의 작품은 하나의 시리즈지만, 감독마다 다른 스타일과 제작방식을 선택했듯이 각각의 책 역시 조금씩 다른 구성과 내용으로 디자인됐다. 작품마다의 개성이 물씬 묻어나는 인상적인 소제목들이 주는 기대감과 그에 상응하는 알찬 내용은 <춤추는 개구리> <점> <딸에게 주는 레시피> 마다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말 그대로 지금 현재,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감독과 작품을 ‘기록’하는 ‘Archiving Today’ 시리즈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그래서 자신만의 매혹적인 소우주를 만들어가고 있는 더 많은 새로운 작가와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모은영(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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