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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port-AniFes 2024

열한 번째 신치토세공항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Airport-anifes 2024)는 영화제는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신치토세공항 극장 3개 관과 오아시스파크(토크 행사), 중앙광장(전시, 이벤트), 국제선회의실(학회), 포르텀 호텔(개막 리셉션, 어린이 애니메이션 상영)에서 개최되었다. 낮 1시에 열리는 개막식에 맞춰 인천에서 아침 8시 35분 삿포로행 비행기를 타고 2시간 40분 정도 날아갔다. 경쟁부문은 국제, 일본, 학생, 뮤직애니메이션, 신치토세 30초 애니메이션 장편 부문으로 나뉘고 개막작은 [국제경쟁 1] 섹션으로 야마무라 코지 감독의 <Extremely Short>, <Long Distance>(2024, 마이클 프레이) , <MIMT>(2024, 테드 위긴), <Zima>(2023, 토멕 포파클, 오제키 카스미)를 포함한 8편의 단편이 상영되었다. 올해 선정된 66편의 경쟁작 풍 한국 작품은 학생경쟁의 <포스트휴먼 병동>(2023, 김준하) 한편이었다. 


특별 프로그램 [서울 독립 애니메이션 뉴치토세 스페셜]은 십 수년간 도쿄, 오사카, 나고야에서 진행했던 인디애니페스트의 일본 순회 상영회 꽃피는 코리아 애니메이션을 대신해 Vol. 1과 2로 5편씩 10편의 한국 작품을 상영했다. 11월 3일 Vol. 1의 상영작 <쿠키 커피 도시락> 감독으로 <그림자의 방> 옥세영 감독과 상영과 이어진 토크에 참여했다.         


11/1(금) Day 1 

인천 공항 혼잡으로 출발이 30분 지연되어 12시쯤 신치토세공항에 내린 후 국내선 터미널 4층 극장으로 직행했다. 영화제 안내 부스에 연륜이 있는 직원들이 보였는데, 공항 행사를 담당하는 대행사일 거라 했다. 개막식에서 제일 먼저 인사를 한 사람은 홋카이도공항주식회사 대표로 공항 관계자들의 관여가 두드러졌다. 내빈과 프로그램 소개 후에 [국제경쟁 1]을 상영했다. 



개막 리셉션은 국제선 터미널에 포르텀 홀로 넓은 홀에서 열렸다. 영화제 트레일러를 제작한 요코 유키, 뉴디어 대표이자 히로시마애니메이션시즌 프로듀서인 도이 노부아키 등 일본 관계자들과 잠깐씩 인사하고 TIAF에 봤던 독일 작품 <Pear Garden>를 만든 이란 감독 샤답 사예간을 만났다. <The Miner Dreams of a Giant>로 국제경쟁에 참여한 첸 시와는 꽤 길게 얘기했다. 얼마 전 평창에서 열린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4( 9/26-10/27)에 회화 작품으로 참가했다고.  


오후 6시 20 분 [국제경쟁 패밀리] 섹션 <꼴깍 쇼 Croak Show> 수레쉬 에리야트 감독, <プチプチ・アニメ「春告げ魚と風来坊」 Haru-tsuge Fish and Fu-rai Boy>를 제작한 스톱모션 제작사 TECARTA의 PR 담당 카쿠라이 요시미와 극장까지 동행했다. 인디애니페스트를 방문했던 에릭 리와 안나 리 커플의  <바람은 분다 Wind Goes On>도 포함된 패밀리 섹션은 일요일에 있는 두 번째 상영에서 토크를 하고 현장에서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정하는 키즈상을 받았다.


저녁 8시 20분 [국제경쟁 4]는 비인간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들로 구성했다는 선정작 위원회의 소개글이 있었는데, 세계의 끝을 노래하는 절망의 시 같은 작품들이 모인 것 같았다. <Happy Green>(2023)의 Sonnyé Lim과 <At the Ends of This Cavern, When We Would Have Truly Met>의 Eric Ko는 뉴욕 출신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이었다. 


9시 40분쯤 상영이 끝나고 숙소인 에어터미널호텔 3층의 영화제 전용 바에서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가오 유안과 중국어 통역을 맡은 유학생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각각 베이징과 충친 출신. 가오 유안은 중국전매대 애니메이션과 출신으로 근 2년 간은 좀 어렵지만 풀타임 화가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5시부터 시작한 하루여서 쉬려고 12시가 되기 전에 바에서 나오는데 바지가 땀으로 젖었다. 타이중은 추위가 복병이었는데, 신치토세는 더위가 복병이었다. 

11/2(토) Day 2

오전 10시 [아티스트 포커스: 누Q “쾌락QQ볼“]  

아티스트포커스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과 토크로 진행되었는데, nuQ는 장편과 30초 애니메이션 부문으로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페인팅, 디자인을 산을 타듯이” 작업해 온 nuQ는  대만 노점에서 파는 음식이라는 “쾌락QQ볼“을 제목으로 전기기기 제작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디지털 드로잉을 접했고, 망가진 맥에 손바닥만 한 트랙 패드로 작업하다가 탄생한 투박한 스타일의 탄생 비화와 함께 발표 중간 중간 지난 작업과 제작 중인 신작까지 보여주었다. 


오전 11시 30분 [NEW CHITOSE AIRPORT PITCH 2024] 

극장 앞 왼편에 있는 오아시스파크라는 홀에서 일본 듀오 토치카의 진행으로 4팀의 단편 작품 피칭이 진행되었다. 

오타루 배경 뱀파이어 호러  <Toki(時鬼) 미스터리 선라이즈>, 상실의 경험을 판타지 전쟁물로 표현한 <Beyond the Trail>, 홋카이도 출신 영상 작가로 고향 테마 영상에 3D CGI를 결합한 뮤직비디오 <Light>, 막 서양 문물을 접한 일본 시대물 <半生>이 참가했고 <Light>를 발표한 하시모토 바쿠 감독이 피칭 상을 받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 공항 안내 방송이 끊이지 않아서 괜찮을까 했지만, 공항에서 열리는 행사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점심을 먹고 공항 2층 센터 플라자에서 유카 요코와 일러스트레이터 반주자의 아들이 피아노에 채색하는 라이브 드로잉 쇼를 잠깐 구경했다. 여기서는 신치토세 30초 애니메이션 상영 공간과 영화제 메인 비주얼을 활용해서 관객들이 채색한 이미지를 AR로 구현하는 공간, XR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NEW VIEW 전시 공간이 행사 기간 내내 설치되어 있었다. 


오후 2시 10분 [국제경쟁 2]

전쟁, 이민, 성별 등 현대의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에 <The Miner Dreams of a Giant> 첸 시, <Swimming With Wings>의 애니메이터, <Butterfly Kiss>의 조하르 드비르 감독이 참석했다. 상영 후 예선 심사위원 사리나 니헤이가 한 사람당 두 가지씩 질문을 하는데, 관객 질문은 안 받았다. 


오후 4시 35분 <고스트 캣 앙주>를 봤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면 기본적으로 재밌겠지 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츤데레 고양이라니. 주인공 5학년 소녀 카린이 도착한 여름의 해안 마을은 제주도나 남해안 마을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비정형의 소년들과 무직 중년 친구도 정감 가고 비쩍 말라 배만 나온 가난의 신도 같은 편이 되니 밉지 않았다. 지옥 탈출과 현생 추격전은 영화의 기승전결로 당연한 흐름이겠지만, 힘준 장면에서 도리어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우수한 애니메이터들이 잔뜩 투입된 버블시대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인 듯하다.


저녁 7시 30분 [국제경쟁 3] 

일상의 역경에서 오는 좌절과 감정적 갈등, 부조리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날 참여한 감독은 없었고 <Misérable Miracle>의 오리카사 료는 다음 날 [일본경쟁] 상영 후 마지막 순서로 인터뷰에 참가했다. 


극장 맞은편에 온천이 있는데, 에어터미널호텔 투숙객은 무료입장 가능하다. 노천탕에서 처음으로 공항 바깥공기를 쐤다.



11/3(일 *문화의 날) Day 3

10시 30분 [학생경쟁] 전 로비에서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있는 홍콩의 에릭과 안나 커플을 만났다. 상영 후 에릭은 <Children of Bird>(2024, Júlia Tudisco) 헝가리 작품이 좋았다고 했다. 


12시 좀 지나서 극장 앞 로비에서 <휴게소의 밤>의 무라모토 사키(와 남편인 오카와라 료)를 만나서 인사하고 아래층 카페에서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오후 1시 10분 [아티스트 포커스: 가오 위안 “Slow Sword]는 2016년 작 <Lunar Dial>과 2019년 작 <Cloud of the Unknown>을 상영하고 작품 활동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었다. 회화를 바탕으로 로코스코핑 방식의 애니메이션 장편을 준비 중이었다. 단편경쟁에 참여한 첸시와는 작업을 지원하는 동료인 모양이었다.   


오후 4시 5분 [서울 독립 애니메이션 뉴치토세 스페셜 Vol.1 ] 상영 후 서울인디애니페스트 최유진 집행위원장의 진행과 통역으로 옥세영 감독과 인터뷰를 했다. 극장 앞에서 애니메이션 비평가 요코타 마사오와  유키 요코가 감상을 전해주었다. 홋카이도신문의 문화담당 기자와도 짧은 질의응답을 나눴다. 영화제 포토월에 이름을 남기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저녁 10시 10분 [일본경쟁]에는 10 작품이 상영되고 8명의 작가가 참가했다. 낮에 인터뷰한 무라모토 사키를 포함한 4명이 사리나 니헤이가 진행하는 1부에서 인터뷰를 하고 kindolphin이라는 앱에서 보는 세로스크롤 웹툰 형식의 애니메이션 <happening>(2023, AC부)의 감독 하시모토 바쿠가 포함된 2부는 신기술을 사용한 작품들의 감독들이어서인지 토치카가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이와사키 히로토시의 진행으로 오리카사 료가 마지막 순서로 인터뷰를 했다.



11/4(월 *문화의 날 대체휴일) Day 4

오전 10시 15분 [아티스트 포커스: Josh Shaffner Retro Spective] 

월요일이지만 대체휴이리어서 공항 내에 사람이 북적였는데, 상영관에도 관객이 가득했다. 조쉬 샤프너는 몬타나 산촌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어도비 소프웨어도 컴퓨터 성능도 마땅치 않아서 회화 전공 화가로 작업하다가 30대에 애니메이션을 시작했다고. 이번 영화제에는 단편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하고 음악애니메이션부문 상영작 감독이기도 했다.


오전 11시 55분 [메이킹 오브: 고스트캣 앙주]

2018년 신치토세애니메이션영화제 메인 비주얼을 담당한 쿠노 요코가 당시 장편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미유프로덕션 대표를 소개받고 언젠가 같이 작업을 해보자 하고 성사된 게 <고스트캣 앙주>. 공동감독으로 촬영 현장을 담당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라고. 애니메이션은 <도라에몽>, <짱구>에 참여한 신에이도에서 담당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아트워크와 컬러보드를 맡았는데, 일본 시골 풍경을 피에르 보나르 풍으로 해석하고 어두운 장면을 일본 감각보다 더 어둡게, 무섭게 묘사하는데 놀랐다며. 



오후 3시 30분 <뮤직비디오 경쟁>+막스 하틀러 단독 공연

11편 중 8편의 뮤직비디오를 먼저 상영하고 토치카의 진행으로 참석한 3명의 감독과 1부 인터뷰 진행하고 나머지 3편 상영 후 2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막스 하틀러가 <Pattern/Sound: Live> 30분을 진행하는 동안 특별 심사위원 2명이 수상작을 결정해서 현장에서 수상자를 발표했다.  


오후 5시 50분 [메이킹 오브: 룩백]

오아시스파크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무료입장이어서 관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가 했는데, 인기작은 달랐다. <고스트캣 앙주>도 자리가 다 찼지만, 화제작 <룩백>은 그보다 빠르게 자리가 채워졌다. 오시야마 감독은 <룩백>은 원래 단편으로 계획했지만, 만들다 보니 점점 늘어나서 58분이라는 애매한 길이의 장편이 되었고 개봉을 하자 예상 밖의 대성공을 거두어 조만간 중국 5천 개관 상영을 앞두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고 일본 관객들은 힘찬 박수로 호응했다. 


진행을 맡은 애니메이션 역사 연구자 다나카 다이스케는 제작과정의 자세한 부분을 물었는데, 창문이나 마룻바닥, 유리 파티션 등에 비치는 이미지 애니메이션에 대해 작업한 애니메이터를 호명하며 장면 장면 짚었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생략하는 이런 부분까지 그렸던 것이 58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두 배 이상의 밀도로 만든 것이겠지.  

오시야마 감독은 60분 미만은 극장에서 상영할 수 없는 국가가 있어 <룩백> 긴 버전을 만들었고 11월 중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공개된다고, 어쩌면 그 버전으로 다시 개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11/5(화) Day 5

오전 9시 30분부터 1시 30분 정도까지 영화제 게스트를 대상으로 미리 신청을 받은 소풍에 참여했다. 치토세신사와 치토세수족관, 가마메시 코스로 구성된 짧은 버스 여행으로 맑은 하늘에 단풍이 물든 가을의 신사를 방문하고 산란을 위해 치토세 강으로 돌아온 연어 떼들을 강 아래서 유리창 너머로 직관했다. 연어의 고향이는 홍보 문구를 실감했다. 점심 메뉴로 연어 대신 야채를 선택한 것을 살짝 후회할 정도로. 옆자리에는 독일 제작/배급사 파비안&프레드의 파비안 드리호스트가 앉아서 파트너인   프레드릭 슐드가 <술타나의 드림>으로 서울인디애니페스트를 방문했었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2시 20분에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스폰서들마다 하나씩 상을 주었고 수상대상은 현장에 참가한 감독들인 것 같았다. 무라모토 사키상이 코카콜라상과 관객상, 홍콩의 에릭, 안나 커플이 키즈상에다가 신치토세공항상을, 먼저 떠난 막스 하틀러가 심사위원(오이시 타츠야) 상을 받았다.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 감독들 중 <A Crab in The Pool> 프랑스 커플은 엇갈려 서있는 투샷부터 프레임 구성이 좋았고 독일 작품 <The Wild-Tempered Clavier>의 감독은 아이들의 방해로 몇 번 시도했다는데, 편집 영상 자체가 재밌는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영상 소감이 일상화되면서 작가들의 창의력이 여기에서도 발휘되는구나 했다. 오시야마 감독은 장편 심사위원특별상, 일본대상은 오리카사 료, 대상은 토멕 포파클과 오제키 카스미 커플의 <지마>에 돌아갔다. 


4박 5일간 공항에서 지내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영화제 참가자들과 자연스럽게 계속 만나며 친분을 쌓게 된다.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숙소와 행사장, 온천, 여행객들이 줄 서는 맛집들과 고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선물 가게로 가득한 상점가 모여있는 장소를 100분 활용해서 공항을 떠나지 않아도 부족한 건 없었다. 다양한 분야의 일본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이 연례행사로 찾는 영화제이며 심사와 행사 진행 등에 작가들의 기여도가 컸다. 그래서인지 기 참가자를 우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Korean Animations in Airport-AniFes 2024


Student Competition

포스트휴먼 병동 The Posthuman Hospital (김준하 KIM Jun-Ha, 2023)


Seoul Independent Animation: New Chitose Special Vol. 1

유령들 幽霊たち Ghosts (박지연 PARK Jee-Youn, 2019) 

그림자의 방 影の部屋 Chamber of Shadows (옥세영 OK Seyoung, 2023)

쿠키 커피 도시락 Cookie Coffee Dosirak (강민지 김혜미 이경화 한병아 KANG Min-Ji KIM Hye-Mi LEE Kyung-Hwa HAN Byung-A, 2022) 

인형이야기 人形物語 Puppet Story (박세홍 PARK Sehong, 2022)

나에게 다가오면 私に近付くと If You Come Close to Me (장형윤 CHANG Hyungyun, 2022)


Seoul Independent Animation: New Chitose Special Vol. 2

서클 サークル Circle (정유미 JOUNG Yu-Mi, 2024)

스위밍 スイミング Swimming (서새롬 SEO Saerom, 2023) 

아멘 어 맨 AMEN A MAN (김경배 KIM Kyeong-Bae, 2022)

메아리 ヤッホー Echo (김상준 KIM Sangjoon, 2022)

마법이 돌아온 날의 바다 魔法が戻る日の海 The Sea on the Day When the Magic Returns (한지원 HAN Ji-Won, 2022) 

 

글과 사진: 이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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