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시 파켓 리뷰 : 오목어

2012 | 9mins 53secs | dir. KIM Jinman

세상에 오목어 혼자 뿐이다. 오목어가 사는 물웅덩이는 한 바퀴 도는 게 5초밖에 안 걸린다. 그러나 그 세계의 경계가 갑자기 커진다. 어느 날, 함께 놀 새 친구가 오목어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오목어랑은 반대로 볼록한) 올챙이 세 마리는 오목어의 눈앞에서 꼬리와 지느러미가 자라 마침내 팔다리가 되며 변해버린다. 개구리가 된 그들은 “어른이 되려면, 물 밖으로 나가야 한 다”고 말하며 오목어를 떠난다. 개구리에겐 좋은 충고겠지만, 물고기에게는 별로다. 그래도 이것은 오목어에게 이것은 물 밖 세상을 알고 싶다는 일생의 소원을 만든 일종의 축복이 된다. 아니 어쩌면 이것은 저주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물 밖으로 탈출하겠다는 오목어의 굳은 의지는 결국 그를 최후로 이끄니...

비가 내리고 웅덩이가 강과 만나면서 오목어는 넓은 세상으로 나간다. 오목어는 바다와 바깥 세계에 대한 각각의 관점과 세계관을 지닌 다른 생물들을 만난다. (도움을 주기도 전에 먹혀버린) 한 물고기는 세상을 삶과 죽음, 먹이와 포식자, 빛과 어둠같이 양면으로 이뤄져 있다고 본다. 세상이 둥글다고 하는 물고기는 “내가 앞으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끝엔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는 항상 여기에 있고 내 주위의 세상이 바뀌는 것 같다”라고 했다. 어떤 물고기는 세상을 차원으로 해석했다. 또 다른 물고기는 세상을 끊임없이 변하는 원자의 배열이라고 봤다. 김진만의 <오목어>는 거의 그가 발명한 국수 핀 스크린 기법으로 만든 독창적인 스타일이 있다. 애니메이터의 캔버스는 1935년 파리에서 알렉산더 알렉세이예프와 클레어 파커가 발명한 금속 핀 스크린에서 영감을 받은, 똑같은 길이의 마른국수가락을 쌓아 올린 더미이다. 위에서 조명을 비추면, 튀어나온 국수는 이미지의 외곽선을 따라 그림자를 만든다. 금속 핀 스크린의 금속성의 빛나는 표면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밀가루 국수의 독특한 색은 종종 모래 애니메이션으로 오해받는 이미지를 창조한다.

세계를 설명하려는 물고기의 노력은 어느 정도는 국수 핀 스크린의 기법적 묘사로 부분적이지만 정확하게 표현된다. 스크린에는 오목하고 볼록한 이분법적인 면이 있다. 국수의 배열은 움직임의 환상을 만들지만, 국수 자체는 같은 자리에 있다. 오목어가 물밖 세계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가까이 오면, 지식의 경계가 급격하게 넓어진다. 물 표면에 누워 있는 거북 도사가 그의 모든 행동은 (마치 손가락으로 국수를 누르는 것 같은) 에너지의 파동에 따라 결정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자유 의지라는 것은 없는 건가?

오목어의 결말, 세계의 본질을 발견하려 하고 개인의 자유 의지를 추구하는 필사적인 노력은 멋지다. 오목어는 반복 해서 물 밖으로 뛰어오르고, 거의 이해 불가능한 세계를 목격한다. 그러나 그에겐 어둡고 우스운 역설적인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끝에서 떨어진 그의 결말은 애니메이터의 점심이 되는 것이다. 생선구이가 아니라 국수 한 사발이다.

 

달시 파켓

Koreanfilm.org 웹사이트 운영자로, 『뉴 코리안 시네마: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저자. 『버라이어티』 통신원을 지냈고 영화잡지 『씨네 21』에 기고한 바 있으며, 현재는 이탈리아 우디네동아시아영화제 및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2012)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으로, 1997년부터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