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시 파켓 리뷰 : 먼지아이

2009 | 10mins | dir. JOUNG Yumi

어느 저녁, 유진은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창문을 열어 그녀 집 밖의 차갑고 조용한 골목을 바라본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다시 침대에 누운 그녀는 먼지아이를 발견한다. 약간 놀랐지만, 그녀는 방을 치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유미 감독은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면 청소를 한다고 한다. 쓸고 물건을 정리하고 표면의 먼지를 닦는 동안, 그녀의 불안은 점차 줄어든다. 주인공 유진도 비슷하게 침대 밑과 탁상, 화장실을 치우기 시작한다. 그녀는 안 쓰는 구석이나 그늘진 공간에서 잇따라 먼지아이를 발견한다. 마치 그녀가 하나를 없애면 다른 하나가 나타나듯이.


정감독의 세밀하고 정확한 흑백의 그림들은 일상적인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대사도 없이 전체적으로 그녀의 방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데, 관객은 친밀함을 느낀다. 음악도 없이, 소리라고는 탁탁탁 발소리, 덜그럭거리는 컵 소리, 흐르는 물소리뿐이다. 먼지아이는 이상하게 안정이 되는 템포로 일정한 간격마다 나타난다. 이것이 단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정신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먼지아이들 자체다. 그들은 축소된 형태로 뱉어 낸 유진의 형상이다. 발견되었을 때, 놀란 먼지아이들은 읽기 어려운 표정으로 유진을 쳐다보다, 수줍게 일어나 숨고자 한다. 먼지아이들을 바라보는 유진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수수께끼 같다. 이 반복적인 교환은 단순한 우화로 간단히 설명되지 않고 기이하게 암시적이다. 이 형상들은 변덕스러운 생각들, 잃어버린 기억들 또는 억눌린 기억들을 대변하는가? 당신이 어떻게 해석하든지 간에, 예술가로서 정유미의 재능과 창의적인 묘사는 잊지 못할 이미지를 만든다.


먼지아이는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과 클레르몽-페랑 단편 영화제를 비롯한 5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상영된 한국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작품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12개 이상의 상도 받았다. 2006년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정유미는 그녀만의 독특한 흑백 시각 스타일을 구축하며 많은 단편과 미술작업을 하고 세 권의 책을 출간했다.

정유미는 작품을 특별히 흥미로운 방식으로 끝낸다. 은신처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아이가 유진의 밥공기 위에 있다. 거기 앉아 조금씩 들고, 눈치채기 힘들지만 입 안 가득 넣고 먹기 시작한다. 유진은 일어나서 밥 한 공기를 더 가져오기 전에 오랫동안 이 마지막 먼지아이를 바라본다. 둘은 침묵 속에 함께 식사를 한다. 어느 정도는 체념의 행동 같고 또 어느 정도는 평화의 표현 같아 보인다. 그동안, 새로 청소한 방이 반짝인다.

 

달시 파켓

Koreanfilm.org 웹사이트 운영자로, 『뉴 코리안 시네마: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저자. 『버라이어티』 통신원을 지냈고 영화잡지 『씨네 21』에 기고한 바 있으며, 현재는 이탈리아 우디네동아시아영화제 및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2012)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으로, 1997년부터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